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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리 씨를 알고 있다면 신고하세요! 리플리 증후군_지적인 생각법 관심 도서


자신이 타고 가는 차가 성수대교가 붕괴될 때 바로 앞에서 멈춰 섰다는 둥, 삼풍백화점이 자신이 나온지 불과 몇 초 지나지 않아 붕괴됐다는 사람들이 내 주위에도 있다. 버스를 놓치지 않고 정시에 도착했으면 자신도 아마 추락한 항공기를 탔을 것이라는 사람들도 많다.

이런 사람들을 전국적으로 모으면 아마 수천 명은 될 것이다. 성수대교가 붕괴할 때 근처를 지나고 있었거나, 평소에 삼풍백화점에 자주 들렀거나, 같은 날 비행기를 타고 외국으로 가려했던 사람들이나, 프로야구 원년 코리안시리즈를 현장에서 직접 지켜봤던 사람들이 자신들의 무용담을 실감나게 전달하다 보면 점점 이야기가 늘어나고 사람들이 흥미진진하게 들을수록 자신도 모르게 시나리오의 살이 붙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점점 자신도 그 이야기들을 믿게 된다.

 

 

 

영화 <리플리> 중에서

나중에는 혼자 곰곰이 생각해보면 실제 그런 일이 있었는지,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부터가 첨가된 것인지 긴가민가 하게 된다.

우리가 알고 믿고 있는 우리의 기억들이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 아니 어쩌면 우리는 일부러 우리가 믿고 싶은 것만 믿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다른 정보들은 전혀 염두에 두지 않은 채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정보만 더 열심히 찾는 것을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이라고 한다. 이는 인지과학에서 자주 사용하는 용어로 사람들이 자기 신념에 부합하는 증거는 쉽게 발견하거나 일부러 찾지만, 그렇지 않은 증거는 의도적으로 무시하거나 깎아내리는 경향이 있음을 나타낸다.

확증 편향에 빠지게 되면 기존의 지식과 모순되는 새로운 증거나 정보들은 받아들이지 않고 걸러내게 된다. 그래서 이를 모든 생각의 오류들의 아버지라고 부르기도 한다.

 

 

워런 버핏처럼 성공적인 투자자들은 확증 편향의 위험을 늘 염두에 둔다.  무엇보다 자신도 그런 경향을 가질 수 있음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끊임없이 자신의 생각을 돌아보며 혁신하려고 노력한다.



 

확증 편향과 비슷한 개념으로 내 것’, 내 생각에 대해 근거 없는 확신을 갖는 것을 소유 편향이라 한다.

 

실제로 심리학자들이 실험을 했다. 길거리에 5천원자리 복권을 떨어뜨려 놓고 누군가 줍게 만든다. 그리고 그에게 다가가 제안을 한다. “그 복권을 제게 파시죠. 만원 드릴께요.” 결과는 어땠을까? 대부분 팔지 않았다.

확률상으로나 합리적인 면에서 보면 1만원에 팔아서 쓰거나 그 것으로 복권을 2배 사는 것이 더 지혜로운 선택이겠지만 지금 소유한 그 복권이 큰 금액에 당첨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과거 드라마틱하게 성공했거나 그와 비슷한 경험이 있는 리더들은 이런 확증 편향이나 소유 편향에 빠질 가능성이 더 높다. 자신의 경험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에는 귀를 닫게 된다. 그러면서 주위의 사람들도 입을 닫게 된다. 말을 해도 소용 없기 때문이다. 이런 리더일수록 엉뚱한 말을 하면서 스스로 창의적이라 하고, 혼자만 말하면서 자신은 소통하는 리더라고 한다.



 

이 사회에 점점 리플리들이 많아지고 있다. 학력이나 배경에 따라 기회 자체가 제한되는 경우가 많은 우리 사회가 이런 리플리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잠깐의 거짓말로 당장 원하는 것은 얻을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그 마지막은 파멸이다. 살기 참 팍팍한 세상이라 우리는 리플리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거짓말이 용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거짓을 통해 성공했다는 사람을 부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끼도록 만드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거짓을 입에 담는 순간 그는 실패한 인생이다. 무엇보다 그 양심이 두 눈 똑똑히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주형 지음, 영리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힘 [지적인 생각법]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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